대기업은 시스템이 사람을 돕지만, 스타트업은 사람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CMA(공인관리회계사)**의 강점은 바로 '처음부터 제대로' 재무 운영 체계를 설계해 속도와 통제, 가시성을 동시에 만드는 데 있습니다. 아래는 초기~성장 단계 기업을 위한 실무형 청사진입니다. 그대로 적용해도 되고, 회사의 산업·규모에 맞게 가감하셔도 좋습니다.
1) 30?60?90일 청사진: “빨리 보이게, 정확히 굴러가게”
▣ 0?30일: 파이낸스 파운데이션(Foundation)
-
계정과목표(CoA) 표준화: 수익·매출원가·운영비를 제품/서비스·부서·프로젝트로 세분화(추후 단위경제 분석 전제).
-
클라우드 회계 + 은행 피드 자동화: 입·출금 실시간 동기화, 전표 자동 제안으로 월말 마감 T+10 → T+5 단축 목표.
-
결제·구매 승인 매트릭스: 금액 구간별 승인권자·증빙 요건 고정(법인카드·비품·구독형 SaaS 등).
-
현금 리포트 주 1회: 잔액·주요 유출입·예상 변동, 8?12주 현금 전망의 초기 버전 공개.
▣ 31?60일: 가시성(Visibility)과 행동력(Operability)
-
KPI 대시보드(월간/분기): 매출·총이익률·영업현금흐름, Runway(현금잔액/월평균소진), Burn Multiple(순현금소진/순매출증가).
-
드라이버 기반 예산/전망: 인원수·가격·전환율·리드수 같은 사업 드라이버로 손익을 예측(What-if 시나리오 버튼 3개: 보수·기준·공격).
-
원가체계 정비: 전부원가 vs 변동원가 관점 병행, **활동기준원가(ABC)**로 간접비 배부의 합리성 확보.
-
월말 마감 캘린더: T+3 시산표, T+4 리뷰, T+5 경영진 보고 SLA(Service Level Agreement) 선언.
▣ 61?90일: 스케일(Scale)과 거버넌스(Governance)
-
정책 문서화: 수익인식, 비용 상신·구매, 재고·고정자산, 경비정책, 계약서 표준 조항(해지·환불·SLA).
-
내부통제 라이트 버전: 업무분장(SOD), 2인 승인 원칙, 임직원 대여/선급금 정산 SLA, 로그·접근권한 주기 점검.
-
이사회·투자자 팩(월/분기): KPI 요약, 손익/현금, 코호트·단위경제, 리스크·액션 아이템을 10장 내외로 표준화.
2) 캐시 퍼스트(Cash-first): 스타트업의 생명줄 관리
-
Runway = 현금잔액 ÷ 월평균 현금소진(Burn) → 의사결정은 모두 런웨이 기준으로.
-
12주 롤링 캐시포어캐스트: 매주 업데이트하여 단기 유동성 리스크를 선제 관리.
-
지출 큐레이션: ① 미션핵심/성장레버 ② 법·보안 필수 ③ Nice-to-have로 등급화, ②·③은 산출근거 없으면 보류.
-
결제 조건 최적화: 매입은 지연, 매출은 선수금·분납 인센티브로 CCC(현금전환주기) 단축.
3) 단위경제(Unit Economics): “팔수록 남는 구조” 만들기
산업별 예시는 다르지만, 기본은 아래 공식을 일상 언어로 만드는 것입니다.
-
공헌이익(CM) = 매출 ? 변동비 / 공헌이익률(CM%) = CM ÷ 매출
-
손익분기(BEP 수량) = 고정비 ÷ CM%
-
CAC 회수기간 = CAC ÷ 월간 공헌이익(고객당)
-
LTV = 고객당 월 공헌이익 × 평균 유지개월 × 할인계수
-
LTV/CAC: 초기 서비스는 3배 이상을 지향(모형·산업에 따라 조정)
CMA의 역할은 “숫자 계산”이 아니라, 가격·프로모션·채널·퍼널을 연결해 경영의 레버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예: 가격 3%↑, 할인정책 1/3 축소, 반품률 0.5%p 개선의 조합이 런웨이에 미치는 영향 시뮬레이션.
4) 의사결정 지원 프레임: “빨리, 근거 있게, 리스크까지”
-
CVP·민감도: 가격±5%, 전환율±2%p, 매체 CPM±10% 변화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 표.
-
투자평가: NPV/IRR/PI + Payback(유동성 보조). 가정(할인율, 잔존가치, 물가) 명시.
-
제약이론(TOC): 병목자원 기준으로 제품믹스·우선순위를 재배치(제조/물류/CS 인력에 특히 유효).
-
Make or Buy: 증분현금흐름만 비교(매몰비용·공동고정비 제외), 비재무 리스크(품질·보안) 병기.
5) 회계/세무/내부통제: “가볍지만 단단하게”
-
월마감 5일 체제(T+5): 시산표→조정분개→리뷰→팩 배포. 지연 시 원인/대책 기록.
-
증빙·승인 워크플로: 영수증/세금계산서·계약서 첨부 의무, 금액 구간별 2인 승인.
-
재고·고정자산: 분기 1회 실사, 폐기/감가정책, FIFO/가중평균 일관성 유지.
-
권한관리: 회계/결제/은행·카드 접근권한 분리 + 분기 점검.
-
감사/실사 대비: 회계정책 메모(수익·환불·충당부채), 계정조정표, 주요 계약 관리.
6) 산업별 포인트
-
SaaS/구독형:
-
ARR/MRR, 그로스마진, Churn/NDR, CAC Payback이 핵심.
-
수익인식(이연), 환불·크레딧 정책을 명확히 하고 코호트 리포트로 잔존가치 추적.
-
-
커머스/리테일:
-
재고회전·반품률·물류비/매출, 채널별 CM% 관리.
-
프로모션 ROI, SKU 단위 BEP·단위이익로 진열/광고 의사결정 지원.
-
-
하드웨어/제조:
-
BOM·표준원가·공정수율·가동률, CAPEX·유지보수 계획.
-
원가차이(가격/효율/조업도) 분석으로 낭비 포인트 제거.
-
-
프로페셔널 서비스:
-
가동률(Utilization), 실현단가, 프로젝트별 CM%.
-
고정가 계약의 스코프 관리와 변동비 연동.
-
7) 투자자 보고·커뮤니케이션: “숫자와 스토리의 결합”
월간 보드팩(10장 내외) 권장 구성
-
하이라이트(핵심 KPI 5개, 지난달 대비/예산 대비)
-
손익 요약 및 브리지(전월/예산 대비 증감 원인)
-
현금·런웨이·CCC / 채권·채무의 만기 구조
-
코호트/단위경제(LTV·CAC·Payback)
-
영업/제품 퍼널(리드→전환→리텐션)
-
리스크·액션 아이템(채용, 보안, 규제, 재무공시)
-
요구사항(채용 승인, CAPEX, 신용한도, 추가 라운드 타임라인)
보고의 품질은 사전 대화로 결정됩니다. 메트릭 정의·집계 규칙을 먼저 합의해야 비교 가능한 시계열이 쌓입니다.
8) 성장 단계별 재무 전략
-
Seed/Pre-A: 런웨이 관리, CAC 실험, 제품-시장 적합성(PMF) 검증. 간단한 롤링 포어캐스트로 의사결정 속도 확보.
-
Series A/B: 확장성 검증, 팀·인프라 투자, 드라이버 기반 예산과 KPI 목표관리(OKR) 본격화.
-
Late/Exit 준비(IPO/M&A): 감사 대응력, 수익인식·내부통제 고도화, 데이터 룸 표준화(계약/HR/세무/법무/재무).
9) 팀·조직 운영: 파이낸스가 비즈니스를 '같이' 움직이게
-
월례 경영회의: 제품·영업·운영과 KPI/대시보드를 함께 보면서 학습.
-
현업 교육: 청구·구매·계약 절차 30분 마이크로 세션(신규 입사자 온보딩 포함).
-
정책은 짧게, 반복적으로: 1~2쪽 체크리스트로 행동을 바꾸는 것이 목적.
10) 체크리스트(바로 적용)
-
표준 계정과목표와 부문/프로젝트 태그가 설정돼 있는가
-
월말 마감 T+5와 책임자/검토자(SOD)가 지정돼 있는가
-
승인 매트릭스(금액 구간·증빙·권한)가 문서화돼 있는가
-
12주 롤링 현금 전망, Runway/Burn Multiple를 매주 갱신하는가
-
**드라이버 기반 예산·시나리오 3종(보수/기준/공격)**이 준비돼 있는가
-
산업별 핵심 KPI가 합의·정의돼 있고 대시보드로 공유되는가
-
보드팩 표준 템플릿과 데이터 룸이 운영 중인가
맺음말
스타트업의 재무는 “정확한 숫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빠르게 보이고, 즉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CMA는 관리회계·의사결정·내부통제·투자평가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 런웨이를 늘리고, 단위경제를 개선하며,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처음 90일만 제대로 설계하면, 그다음의 성장 속도와 효율은 전혀 달라집니다. 지금 가진 데이터와 도구로 시작하세요. 보이는 것부터 좋아지면, 성과도 따라옵니다.